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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포스트가 대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의식적으로 쓰지 않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우선순위가 밀렸다고 해야 할까요? 포스팅이 끊긴 시기는 아마도 제가 학교에 복학한 이후였을 겁니다. 그게 2006년. 복학 후 적응을 하겠다며, 또 졸업이 가까워 준비를 해야 한다며 블로그는 그렇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어요. 그렇게 결국 취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취직을 하니 이건 또 다른 세계군요. 하루 평균 노동시간 16시간에 빛나는 직장에서 일하며 블로그란 단어는 그렇게 제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지금 백수입니다. 청년실업률을 소수점 몇 단위의 수준에서 상승하도록 기여하고 있습니다. (청년이 맞느냐고 물으신다면…) 현재는 대외적으로 다시 꿈을 향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잊었던 꿈이랄까요. 하지만 현실은 니트족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필부필부일 뿐이죠. 천성적인 게으름과 자기합리화, 그리고 현실은 정말이지 끔찍한 화학적 조합입니다. 아무리 외면해도 늦은 밤 문뜩 떠올라 잠 못 이루게 하는 괴담처럼 의식의 뒷면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요. - 뭔가 써보겠다, 라는 생각을 품은 건 퇴사를 한 직후였습니다. 길지도 않은 회사 생활을 하며 저는 정말로 돌대가리가 되어버렸답니다.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데 돌대가리는 안 될 일이잖아요. 가만히 생각해 봤어요. 내가 언제 가장 빠릿빠릿했더라? 생각하니, 그래도 제가 조금이라도 반짝거렸다고 생각되는 때는 여기에 뭔가 끼적일 때였더라고요. 그래서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 근데 이건 뭐, 아무것도 써지질 않더군요. 환경의 문제인가 싶어 과감히 이글루스를 정리하고 다른 곳에 집을 지어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안 써지는 건 마찬가지. 무슨 숫기 없는 사춘기 소년이 러브레터 쓰는 것도 아니고. 잠들기 전에 '내일 이리저리 포스팅을 반드시 할 거야!'라고 결심을 하지만 깨고 나서는 도통 써지질 않았어요. 어쩌면 쓰는 행위를 피했을 수도 있겠네요. - 그렇게 끙끙 앓다가 보니 벌써 백수가 된 지 3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3개월 전엔 돌대가리라도 돈은 벌었잖아요. 근데 이건 돌대가리이면서 또한 통장 잔고만 축내는 밥버러지도 못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외면하다가 직시한 게 바로 10분 전이군요. 이 직시한 기분이 다시 고약한 합리화의 수렁 속에 소멸되기 전에 재빨리 이글루스에 접속하고 이렇게 끼적이고 있습니다. -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바뀌었어요. 또한 환경도 완전히 바뀌어버렸습니다. 이 익숙하지만 낯선 새글 쓰기 인터페이스만 해도 그렇군요. 이 블로그에 와주셨던 옛 이웃들도 많이 사라지신 듯 합니다. (얼마 전 ver. beta가 문을 닫았군요.) 하여 이 블로그에 무엇이 들어차게 될지 저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이렇게 끼적이는 게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몹시 어색합니다. 따라서 금방 포기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노력은 해보려고요. 홈런을 펑펑 쳐 내는 강타자의 타격폼은 일반인에겐 몹시도 어색한 자세죠. 하지만 그 선수는 수천, 수만 번 타격폼을 연습하여 그런 경지까지 오른 거잖아요. 이렇게 꾸역꾸역 쓰다 보면 홈런은 치지 못하더라도 언젠간 익숙해지는 시점이 오겠죠. 그 순간을 위해 일단 한 번 가보기로 하겠습니다. - 오랜만에 뵙는 이웃 분들, 정말 반갑습니다. 그동안 RSS FEED를 통해서 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스토커 아닙니다. 해치지 않아요.) 우연히 새로 들르시는 분들, 여기 관심사병 하나 추가요~, 라는 생각으로 몇 번 들러주시고 흔적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또 다른 첫 글은 이렇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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